[지역축제] 남원 광한루, 전통 맥 잇는 춘향 선율 현대로 흐르다
남원 춘향제 오는 30일 개최
남원 춘향제 전통과 현대 조화
대동길놀이로 축제 서막 열어
춘향 선발대회 상징성 이어져
전통 체험 공연 프로그램 풍성
국악과 현대 결합 무대 확장돼
야간 경관 드론쇼 체류형 강화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전북 남원 광한루 일대가 다시 축제의 무대로 변한다. 한복과 국악, 사랑과 흥이 어우러지는 ‘춘향제’가 오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광한루원과 요천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96회를 맞은 춘향제는 1931년 시작된 국내 대표 전통축제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의 격변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오며 ‘남원의 봄’을 상징해왔다. 이번 축제는 ‘춘향의 멋, 세계를 매혹시키다’를 주제로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거리에서 시작된 춘향의 봄
축제의 시작은 거리에서부터 뜨겁게 펼쳐진다. 개막식과 함께 진행되는 대동길놀이는 남원 시내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바꿔놓는다. 수백명의 시민과 공연단, 자원봉사자들이 한복과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 행진에 나서고 풍물패의 북소리와 꽹과리 장단이 도심을 가득 채운다.
광한루원 인근에서 출발한 행렬은 요천변과 시내 주요 도로를 따라 이어지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행렬 속에는 춘향과 몽룡, 변학도 등 춘향전 인물들이 등장하고 전통무용단과 청소년 공연팀이 어우러져 고전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올해는 사랑춤 플래시몹과 시민 참여형 퍼포먼스가 확대돼 관람객들도 행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축제의 일부가 된다.
춘향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글로벌 춘향선발대회의 참가자들은 한복의 아름다움과 한국적 품격, 그리고 춘향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통문화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무대로 자리 잡으며 매년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 체험과 국악의 깊은 울림
광한루원 일대에서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테마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관광객들은 한복과 사또복, 기생 의상 등을 입고 오작교와 광한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고전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시간을 보낸다. 춘향전 장면을 재현한 포토존 역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체험 부스에서는 청사초롱 만들기, 한지 부채 제작, 전통 매듭과 탈 만들기, 서예 쓰기, 도자기 채색 체험 등이 운영되며 전통문화는 손끝으로 느끼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어린이들은 투호와 제기차기, 윷놀이, 굴렁쇠 놀이에 몰두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떡메치기와 다도 체험을 통해 웃음과 추억을 쌓는다. 남원 지역 장인들이 참여하는 공예 시연은 전통기술의 깊이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춘향제의 중심에는 국악이 있다. 춘향국악대전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명창과 국악인들이 판소리와 농악, 민요, 기악 부문에서 실력을 겨루며 전통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여기에 명창들의 특별 공연이 더해지며 관람객들은 수준 높은 국악 무대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광한루원 밤빛과 공연의 향연
해가 지면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수천 개의 청사초롱과 유등이 길을 밝히고, 광한루 연못 위에 비친 조명이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특히 광한루원 야외무대에서는 창극과 전통무용, 사물놀이 공연이 이어지며 국악과 현대음악을 결합한 퓨전 공연이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밤이 깊어질수록 조명은 더욱 화려해지고, 오작교와 완월정 주변은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표적인 포토존이자 야간 명소로 자리 잡는다.
올해는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한층 강화됐다. 광한루원 건물 외벽과 무대 시설을 활용해 춘향전의 주요 장면을 영상과 음악으로 구현하며, 드론쇼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수십 대의 드론이 춘향과 몽룡, 광한루와 사랑의 상징을 형상화하고 이어지는 불꽃놀이는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관광객 맞춤 편의·운영 강화
남원시는 축제 기간 늘어나는 방문객에 대비해 편의와 접근성도 대폭 강화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3000여대 규모의 임시주차장이 마련되고 공영주차장도 무료 개방된다. 또 4개 노선의 셔틀버스가 운행돼 교통 혼잡을 최소화한다.
차박 관광객을 위한 임시 공간도 운영되며 광한루원은 축제 기간 오후 11시까지 무료 개방돼 낮과 밤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졌다.
먹거리와 지역경제 연계도 강화됐다. 요천변 일대에서는 농특산품 축제가 함께 열려 50여개 부스에서 지역 농산물과 특산품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다양한 향토음식 장터도 운영된다.
남원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경비 일부 환급 등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며 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먹거리·체험 어우러진 오감 축제
추어탕과 한우구이, 지리산 흑돼지, 산채비빔밥 등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축제장 곳곳에서 제공되고 전통한과와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부스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청년 창업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에서는 수공예 액세서리와 한지 소품, 전통문양을 활용한 생활용품 등이 판매되며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글로벌 축제로의 확장도 눈에 띈다. 외국인을 위한 한복 체험과 전통예절 교육, K-푸드 시식 프로그램과 다국어 안내 서비스가 강화되며 해외 관광객들도 춘향제의 매력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됐다.

춘향제는 향의 사랑과 절개, 남원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와 자부심이 축제 전반에 녹아 있다. 96년 시간 이어온 춘향제는 이제 남원을 넘어 세계인이 찾는 문화축제로 나아가고 있다.
이영미 남원시 홍보과장은 “광한루에 피어나는 봄꽃과 국악의 선율, 밤하늘을 채우는 빛과 사람들의 웃음이 어우러지는 춘향제는 올해도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가장 살아 있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며 “가정의 달 5월, 잠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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